여름은 자전거 타이어를 가장 많이 소모시키는 계절이다. 특히 로드사이클 타는 입장에서는 더 그렇다. 타이어 겉면은 멀쩡해 보일지 몰라도, 속에서는 뜨거운 열기와 팽창이 반복되어 점차 내구성이 약해진다. 보관 상태가 좋지 않으면 타이어 수명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타이어를 오래 쓰고 싶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실제로 효과 있었던 관리방법을 적어본다.
폭염 속 도로, 타이어는 언제 터질지 모른다
한 여름 팔당에서 양평으로 달리던 중 양평에 거이다 도착했을 즈음 점심 먹기위해 하염없이 페달 돌리다가 예고 없이 있던 자갈 위로 뒷바퀴가 지나간 순간, 기우뚱! 중심을 순간적으로 잃었는데 다행히 넘어지진 않았다. 겨우 자세를 바로잡고 나서야 멈출 수 있었다. 출발 할 때만 해도 멀쩡 했는데 다른 때는 멀쩡 했던 타이어가 터져버렸다. 어이없기도 하고 뙤약볕 아래에서 타이어를 교체하며, 뻘뻘 땀 흘리며 쭈그리고 있는 모습이 청승 맞아 보였다. 그날 이후로는 출발이나 도착이후에도 타이어 상태를 그냥 넘기지 않으려 한다. ‘관리’가 가장 중요하구나를 몸소 느꼈던 기억이다.
온도에 따른 타이어 권장 공기압
햇빛이 강한 날에는 도로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고, 이로 인해 타이어 내부의 열도 덩달아 올라간다. 실제로 체감 했을때는 외부 온도보다 타이어가 훨씬 더 뜨거웠고, 손으로 만졌을 때는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뜨겁고, 고무는 흐물흐물 점차 물러진다. 안에 있는 공기가 팽창하면서 압력이 높아지면서 미세한 균열이나 틈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펑크로 이어진 경우도 한 번 이지만, 관리가 안되어 있었다면 더 자주 펑크를 맞이했을 것이다. 크랙이 발생한 타이어는 무조건 교체해야 한다. 여름철 대부분의 타이어 손상 원인은 반복되는 과열과 팽창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숙지해야 된다.
“기온 1도 상승 시, 공기압은 0.2psi까지 올라간다”
35도를 넘는 날씨에는 타이어 내부 공기 팽창이 눈에 띄게 빨라진다. 평소 100psi로 설정해두었던 타이어라면 이런 날씨에는 과도한 압력으로 이어져 터지기 쉬울 수 있다. 펑크이후에는 보통 출발전 85~90psi로 낮춰 출발하는 편이다. 체감한 결과, 더운 날 일수록 10% 이상 낮춘 공기압 세팅이 라이딩 중 안정감과 접지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온도(℃) | 공기압변화(psi) | 공기압 권장조치 |
10 | -1.5 | 10% 높게 |
15 | -0.75 | 5% 높게 |
20 | 0 | 표준 |
25 | 0.75 | 표준 |
30 | 1.5 | 5% 낮게 |
35 | 2.25 | 10% 낮게 |
40 | 3.0 | 15% 낮게 |
직사광선은 타이어의 천적이다
타이어를 어디에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따라 그 수명은 크게 달라진다. 예전에는 그 차이를 실감하지 못했지만, 땡볕에 노출된 타이어가 채 2년도 안 되어 표면이 갈라지는 것을 보면 생각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햇빛, 온도, 습도 같은 요소가 타이어 수명에 실제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실내에서 보관해 보면 확실하게 깨닫게 된다.
타이어 손상요인 위험도분포
직사광선을 대비한 나만의 공간
자전거를 실내에 두는 것이 가장 좋았지만, 현실적으로 항상 그렇게 하기는 누구나 어려울 것이다. 내 경우에는 평소에 베란다에 자전거를 세워두었는데, 이 공간은 아침과 오후에 직사광선이 강하게 들어오는 편이라 그대로 두면 타이어가 뜨겁게 달아오르곤 한다. 그래서 한여름 대비와 인테리어도 고려해서 베란다 창문에 화이트 알루미늄 블라인드를 설치했다. 다이렉트로 맡는 햇볕보다는 보호가 되고, 일반커텐이나 차양막보다 디장인도 이뻐서 즈위프트를 즐기는 공간이 되어버렸다. 전에는 너무 뜨거우면 차량용 햇볕보호 커버로 가리곤 했는데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 타이어나 휠셋은 장기간 타지 않으면 아예 방으로 가져다 놓는다. 즈위프트에 사용하는 앞쪽 휠과 타이어를 제외하고는 방으로 피신시킨다.
이런 식으로 보호하니 이전보다는 타이어교체 횟수가 줄어들고 관리도 잘되는 편이다. 이전에 그냥 노출된 상태로 베란다에 두었을 때는 1년 반쯤 지나서부터 표면이 거칠어져 겨울이 되면 갈라짐이 눈에 띄게 보이기도 해서 교체 시기도 빨라졌었다. 지금의 작은 관리들이 타이어를 더 오래 사용할 수있게 해준 것 같고 결국은 시간과 비용도 아끼게 된 셈이다.
습기와 물기는 타어어에 독이다
장마철이 시작되면 자전거 전체에 신경이 더 쓰이기 마련이다. 타이어는 물론 체인과 허브, 기어처럼 금속 부품도 습기에 민감한데, 특히 고무는 수분에 더 취약한 부분이다. 몇 차례 우중 라이딩 이후에 보관을 소홀히 했더니만 타이어 표면에 얼룩이 생기고 변색도 되버린 적이 있다. 체인에는 온갖 먼지와 찐득한 흙과 모래, 녹까지 올라온다. 고무는 물기를 머금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탄성을 잃고 약해지니, 그 상태에서 열까지 받으면 부식이 더 빨리 진행되는 것이다.
비를 맞은 날에는 무조건 빠르게 세척하고 건조해야 타이어에 무리가 덜 간다. 세차장의 고압세척기는 오히려 베어링과 허브에 물이 스며들 수 있으니, 욕실이나 수돗가에서 졸졸 흐르는 물로 전체를 가볍게 씻어주고, 프레임을 거꾸로 세워 안장 방향으로 물이 흘러 내려 떨어지도록 말리고, 바람이 잘 드는 그늘에서 반나절 정도 두면 끝!
실내 건조가 어려울 경우에는, 헤어드라이기를 이용해서 집중 건조하자.
자전거 타이어 생명늘리기
오일, 휘발유, 세정제처럼 강한 화학물질은 타이어 표면에 변색이나 경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하이브리드를 타던 시절 진흙이 묻어 욕실에서 샤워기로 세척한 적이있는데 사두었던 자전거 세제와 락스 분무형을 착각해 대 참사가 벌어진 적이있다. 금방 닦아내긴 했는데 멀쩡했던 타이어가 몇 달 만에 표면이 거칠어지고 색도 변하고 갈라짐이 생겨 타이어 몽땅 갈아버린 참담한 경험이다.
지금 로드들이 보관되는 베란다 공간은 알루미늄 블라인드가 설치된 베란다로, 외부 햇빛은 거의 차단할 수 있고, 밤에 창문을 열어 자연 통풍을 한다. 낮에는 직사광선이 타이어에 직접 닿지 않도록 블라인드를 조절하면 된다. 장기간 자전거를 타지 않을 거라면 먼저 표면에 묻은 먼지를 닦고 내부 습기가 남지 않도록 마른 천으로 꼼꼼히 닦은 뒤에 공기는 최대한 빼서 비닐봉투 안에 넣어 보관하길 바란다.
타이어 점검은 사고대비 습관
자전거 주행후에는 가장 먼저 거치대에 세워두고 타이어 상태부터 확인한다. 주행 중 도로 위에 널린 자잘한 파편이나 유리조각이 박혀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시화호 주변의 코스는 유독 자갈이 잘 튀는 구간이 많아 늘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매번은 아니지만 주행이 많은 시즌에는 정비공간을 밝게해서 타이어 표면을 비추며 천천히 돌려보고, 미세한 금속 조각이나 날카로운 이물질이 보이면 곧바로 핀셋으로 제거한다. 브러시가 있다면 타이어 틈에 박힌 모래먼지를 털어낼 때 유용할 것이다. 주행하는 것 만큼이나 이 정비 루틴이 당연한 마무리처럼 되어 버렸다.
장기 보관 전 공기압과 보관 자세를 바꿔라
여름이 끝나고 자전거를 일정 기간 동안 세워둘 일이 생기면, 타이어 공기압을 평소보다 확실히 낮춰두는 것이 좋다. 내 경우엔 약 60% 수준으로 조정했는데, 이 정도면 타이어가 한쪽 면에 눌려 변형되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공기압이 과하게 높으면 장시간 동일한 면에 하중이 쏠리면서 타이어 형태가 망가질 수 있다고 한다.
보관할 때는 타이어가 바닥에 직접 닿지 않도록 스탠드를 이용하거나, 부드러운 천을 여러 겹 감은 받침대를 써서 눌림을 최소화하는 편이다. 특히 겨울철 보관을 앞두고는 이런 조치를 해두는 것이 다음 해 시즌 시작 전 타이어 상태를 확인할 때 확연한 차이를 만들게 된다. 한겨울을 지나고도 공기압만 다시 세팅하면 바로 탈 수 있게 하는 관리법이다.
여름철 자전거 타이어 관리 요약 체크리스트
항목 | 시간/방법 | 설명 |
---|---|---|
주행 시간대 | 오전 권장 | 오전 6시~10시, 오후 4시 이후 추천. 복사열 피하기 위함 |
공기압 조정 | 10~15% 낮춤 | 평소보다 낮게 세팅해 팽창 방지. 예: 95psi → 약 80~85psi |
보관 환경 | 실내/그늘 보관 | 자외선 차단 커버 필수. 알루미늄 블라인드, 자외선 필름도 효과 있음 |
비맞은 날 관리 | 세척 + 건조 | 저압 물줄기 세척, 프레임 거꾸로 세워 물기 제거, 드라이기 사용 가능 |
화학물질 관리 | 접촉 금지 | 전기모터, 오일, 세정제와 거리 두기. 타이어 변색, 균열 예방 |
장기 보관법 | 공기압 60%로 유지 | 바닥에 직접 닿지 않도록 스탠드 또는 천 활용. 형태 유지에 중요 |
일상 점검 | 타이어 확인 | 유리조각, 철심 제거. 핀셋, 브러시 활용. 공기압 손검사 병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