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는 시간보다 세팅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시기, 초보를 벗어나 더 멀리 가고자 할때 겪게되는 일이다. 핸들바를 업글하던 때가 눈에 선하기만 하다. 단순히 조향감을 바꾸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가, 얼마나 버벅거렸는지. 지금은 일체형 핸들바로 기변 이후에는 좀더 세밀해지기 시작했다. 공기 흐름이 핸들바를 타고 어떻게 흘러나가는지, 손목이 받는 각도가 몇 도 차이로 달라지는지 하나하나 체감하면서 조정하기에 이르렀다. 점점 유연성이 부족해지는 몸을 고려해서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 핸들 높이, 리치, 드롭 등 숫자만 보고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은 자전거 타다 보면 자연히 알게 된다, 기변이후 일체형 핸들바를 세팅하면서 경험했던 불편함과, 적응기까지 풀어보겠다.
일체형 핸들바 장점이 분명하다
일체형 핸들바는 스템과 핸들바가 고정된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게 특징이다, 조립 과정에서 따로 분해할 필요 없이 바로 장착할 수 있는데, 처음 이 핸들바를 접했을 때 가장 인상 깊었고 선택의 이유였던게 케이블이 외부로 전혀 드러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이었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자전거의 선이 사라진 듯한 인상을 주는데, 미관상의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고, 라이딩 중 받는 공기 저항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 깔끔한 외관: 핸들바 외부에 노출되는 케이블이 없기 때문에 정돈된 인상이다. 그냥 깔끔하다 브레이크 라인과 변속 케이블이 모두 프레임과 핸들바 내부로 깔끔하게 들어가며, 외형적인 완성도가 여기서 나온다.
- 공기 저항 감소: 일반적인 분리형 구성보다 핸들바 앞단이 매끄러워서, 일정 속도 이상에서는 바람의 저항을 덜 받는 느낌이 있었다. 40km 전후의 속도로 평지에서 주행할 때 특히 이전보다 페달링이 가볍게 느껴졌다.
- 진동 억제 효과: 노면이 거친 구간을 지날 때 손바닥으로 느껴지는 충격이 줄어든 느낌이다. 카본 구조 안에 진동을 흡수하는 보강소재가 적용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장시간 주행 시 피로 누적을 분명히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물론 단점도 가지고 있는 구조다. 세팅이 정확하지 않으면 불편함을 유발하기 쉽다. 처음에는 핸들 각도가 조금만 틀어져도 손목에 부담이 생겼는데, 조정이 어려워 샵도 찾아가서 정비받고 몇 차례 재탈착을 반복하기까지 했다. 조정 범위가 넓지 않기 때문에 처음부터 어깨너비와 팔 길이, 유연성을 정확히 측정해서 나에게 맞는 핸들바 스펙을 고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포지션 변화로 체감 변화에 익숙해지자
일체형 핸들바를 장착한 뒤 가장 먼저 체감하는 변화가 포지션일 것이다. 리치(앞으로 뻗는 거리)와 드롭(핸들바 하단까지의 깊이)이 일반 제품보다 더 공격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에어로 모델이라 공격적인 포지션을 가만해서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샵에 비치되어있던 엔듀어런스 모델을 시승해 봤는데 이전 개별파츠일때 보다 공격적으로 느껴졌다
- 에어로 포지션 적용 시: 상체가 더 숙여지며 복부 압박이나 허리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 탑/후드 그립에서의 안정성 향상: 레버 좌우 유격이 없어서 흔들림이 적고, 장거리 주행시에 피로도가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 드롭 포지션의 변화: 손목 각도가 바뀌면서 초기엔 좀 저렸는데, 적응 후에는 공기 저항이 덜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포지션 변화는 상체 근력이 부족하거나 유연성이 떨어지는 사람이면 특히나 적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내 경우에도 초반에는 드롭 포지션에 손을 얹은 상태에서 허리가 뻐근해지기 일쑤였고, 20분 이상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자료에 따르면 햄스트링과 척추기립근의 유연성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체중 분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어깨와 손목에 부담이 더 집중된다고 한다. 지금은 스트레칭과 코어 운동을 병행하면서 조금씩 적응하게 되었고, 드롭 포지션에서도 훨씬 편안하게 달릴 수 있게 되었다.
핸들바 세팅 전, 내 몸부터 측정하자
피팅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신체 치수를 명확하게 확인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어깨 너비는 견봉 간 거리 기준으로 줄자를 이용해서 측정하고, 팔 길이는 어깨 끝에서 손목까지 길이를 잰 다음 기록하는 방식으로 측정했다. 상체 유연성은 앞으로 숙였을 때 허리를 무리 없이 굽힐 수 있는지를 느껴보며 테스트했다.
아래표는 어깨너비에 따라 적당한 핸들바의 너비를 정리한 내용이다. 수치만 보는 것보다 실제 자신의 자전거에 몸을 얹었을 때 손이 닿는 느낌과 허리와 어깨의 긴장도를 체크하면서 세부 조정을 반복하는 것이 훨씬 정확한 피팅이 될 수 있다.
어깨너비 | 권장 핸들바 너비 |
---|---|
38cm | 400mm |
40cm | 420mm |
42cm | 440mm |
리치는 본인의 상체 길이와 유연성에 따라 장거리 할때는 짧게, 중거리는 중간, 공격적인 고속주행의 단거리 스프린팅을 즐긴다면 길게 세팅하면 된다.
피팅순서와 필수공구
아래 공구를 준비하고 몇 가지 항목을 빠짐없이 점검해 두어야 했다.
- 육각렌치 (4, 5, 6mm)
- 토크렌치 (카본용 5~6Nm)
- 줄자, 수평계
세팅순서
스템 볼트를 조정해서 전체 각도를 맞추자 > 레버 위치를 개별 조정하자 > 손목이 자연스러운 각도가 유지 되는지 확인하자!
세팅시 주의사항
- 토크렌치를 이용해 모든 볼트가 5~6Nm 범위에 맞게 조여졌는지 확인해야한다. 과하게 조이면 카본에 손상이 생길 수 있었고, 느슨하면 주행 중 흔들림이 발생할 수 있었다.
- 드롭바 하단이 지면과 이루는 각도가 0도에서 5도 사이인지 수평계로 확인이 필요하다. 각도가 어긋나면 손목 피로도가 커지게 된다.
- 레버 후드는 핸들바 상단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맞추고, 위치가 틀어지면 브레이킹 시 불편함이 생긴다는 것을 염두해야 된다.
- DI2 전동 시스템의 케이블이 핸들바 내부와 프레임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갔는지 체크해야 된다. 외부로 돌출된 부분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자.
정확한 피팅 후 체감된 개선도
아래 표는 실제 사용자 100명의 설문을 거쳐 분석한 결과라고 한다. 자가피팅과 피팅샵에서의 전문적인 피팅이 모두 포함된 내용이다.
항목 | 결과 |
---|---|
피팅 후 만족도 | 65% |
타인 추천 의향 | 83% |
평균 피팅 소요시간 | 84.5분 |
어깨 편안함 개선 | 71% 체감 |
손목 통증 완화 | 66% 체감 |
드롭 포지션 적응률 | 58% 긍정적 반응 |
설문자들의 세부적인 평가
- 장거리 주행 후에도 어깨와 손목의 피로도가 눈에 띄게 줄었고. 기존에는 1시간 이상 라이딩하면 팔에 무리가 오곤 했는데, 피팅 후에는 그런 현상이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 드롭 포지션에서 손목 각도와 상체 밸런스가 잘 맞아 떨어져 유지 시간이 늘었고, 평소보다 더 오래 낮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어서, 코너링 때도 안정감이 생겼다고 한다.
- 브레이크 레버와 Di2 버튼의 접근성이 좋아져서 반응 속도에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다운힐 시 제동 감각이 더 선명해지고, 업힐 중에도 변속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핸들바 피팅의 포인트
핸들바를 피팅하는 이유는 딱 이 세가지 일 것이다. 손목통증, 어깨/목 결림, 허리통증. 이 세가지를 잡기 위해 조정하는 것인데 직접 적용해보았던 방법을 간략하게 정리했다.
- 손목 통증: 라이딩 도중 손끝 감각이 둔해지거나 찌릿한 통증이 반복될 경우에는, 레버 위치를 손 안쪽으로 밀어 조정해 주면 좋다. 또한 바테이프는 처음보다 한 단계 두꺼운 제품으로 교체해서 손바닥에 가해지는 압력을 완화시킬 수 있다.
- 어깨/목 통증: 상체에 긴장이 많이 쌓인다면 핸들바가 지나치게 낮게 세팅되어 있을 것이다. 핸들바 높이에 따라 어깨 통증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 허리 통증: 안장과 핸들바 사이의 높이 차이가 크면 허리 부담이 커진다. 허리 중심이 뒤로 가게 오히려 안장을 앞이나 뒤로 조정하면 낙차의 위험도 줄어들고, 허리 피로도가 확연히 감소한다.
일체형 핸들바, 성능과 정밀함의 균형
일체형 핸들바를 사용하면 공기 저항을 줄이고 시각적으로도 매력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세팅이 정확하지 않으면 손목과 어깨에 통증이 생기고 조작감도 불편해진다. 라이딩을 하면서 손이 가장 오래 머무는 부위가 핸들바다. 미세한 진동, 바람에 의한 압력, 장시간 주행에서 오는 긴장감까지, 모두 이 작은 부품 하나에 의지해야 한다. 외형이 멋진것도 선택사항이지만 내 몸에 맞는 기준을 찾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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