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을 시작하고 한 창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을때, 허리와 엉덩이 통증은 늘 따라다녔다. 그 통증의 원인을 자전거 안장에서 찾게 되기까지는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다. 지금은 로드를 타지만 여러종류의 자전거를 타보며 조정해온 안장 높이와 각도 세팅 팁을 다루고자 한다. 결국 피팅이 얼마나 라이딩에 중요한지 알게 될 것이다.
허리 통증의 원인은 헬스가 아니라 안장이었다
요즘 허리가 아프다는 사람이 참 많다. 나도 처음엔 운동 부족 때문인 줄 알았다. 사무실에 오래 앉아 있고, 나이도 마흔을 넘겼으니 그럴 법도 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라이딩만 다녀오면, 특히 시화방조제를 지날 때면 허리 오른쪽이 당기듯 아팠다. 며칠 지나면 괜찮아지긴 했지만, 반복되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 즈위프트에서 90분짜리 세션을 마치고 일어났을 때, 허리 통증이 예전보다 심하게 찾아왔다. 안장 때문이라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고, 그때부터 하나씩 확인해 보기로 했다.
안장 높이, 제대로 맞춰 본 적 있는가?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그동안 타온 안장 높이는 ‘대충 이 정도면 되겠지’ 수준이었다. 뒤꿈치를 페달에 얹어보고 다리가 다 펴지면 OK, 그런 식이었다. 이런 방식은 일반적인 사항이고 내 허리와 무릎, 골반에 맞는 정확한 수치가 필요했다.
샵에서의 피팅때 아래 세 가지 기준으로 체크해 보았다.
뒤꿈치 페달법
정면 벽을 짚고 자전거 위에 올라서서, 페달을 정확히 6시 방향에 위치시키고 뒤꿈치를 페달 위에 올린다. 다리가 자연스럽게 펴지는 것이 포인트이다. 무릎이 약간 남는 느낌이 들 정도가 적당하며, 발목에 힘을 주지 않아도 다리가 과하게 펴지거나 구부러지지 않는 상태가 이상적이고, 페달링 시 불필요한 긴장을 유발하지 않는 이 지점이 안장 높이의 첫 기준점이 된다. 육안으로 확인만 하지 말고, 최소 두 번 이상 반복해 균일한 자세를 유지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무릎 각도법
자전거 위에 올라서서 페달을 가장 아래 지점인 6시 방향에 위치시키고, 클릿이 연결된 상태에서 다리의 모양을 살핀다. 무릎이 자연스럽게 펴지는데, 완전히 펴지지 않고 약간 구부러져 있는 상태가 적절한 각도이다. 각도를 수치로 표현하자면 약 140도 전후가 적당하다고 하는데,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수평선 기준으로 충분히 눈대중 측정하면 쉽게 알수 있다. 중요한 것은 반복 측정이라고 한다. 페달 위치와 자세가 동일하게 유지되는 상태에서 여러 번 확인하며 오차를 줄여가는 과정이 필요한데, 내 경우에는, 피팅 진행하면 페달링 중 무릎이 너무 핀 상태에 느낌이 있어 안장 높이를 4mm 낮췄고, 조정뒤에는 무릎의 부담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좌골 자국 체크
이건 좀 귀찮은 방법이었다. 자전거에서 내려 골판지나 단단한 표면에 얇은 종이를 깔고, 바지를 입은 상태로 그대로 앉고, 엉덩이 양쪽에 눌린 자국이 생기게 되는데, 좌골 간의 간격을 확인해 안장의 폭과 높이를 설정하는 데 참고하는 거다. 내 경우에는 오른쪽 자국이 살짝 더 깊고 위치가 아래로 내려가 있는 상태였다. 이 경우 양쪽 안장 높이를 동일하게 유지하면 오히려 골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해서, 오른쪽 페달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기 위해 안장 높이를 조정했다. 이후 허리 통증의 빈도도 확실히 줄었다.
세가지 체크법의 교차점을 찾아 자전거에 셋팅한 후, 비앙키 임풀소로 즈위프트에서 1시간씩 테스트했다. 기변한 거스토 듀로도 마찬가지로 위 세가지 체크법으로 조정후 야외에서도 테스트했다. 각 자전거의 지오메트리가 틀리니 안장 높이와 각도는 조금씩 다르게 적용됐지만 라이딩시 효과는 확실했다. 부위별 통증은 거이 사라졌다.
안장 각도는 ‘1~2도 차이’로 허리를 살린다
스템과의 거리와 인심에만 신경 썼는데, 실제로는 내 허리와 엉덩이에 더 큰 영향을 준 건 ‘안장 각도’였다.
처음에는 수평으로 맞춰 타고 있었는데, 한 두시간 라이딩하면 회음부 쪽이 뻐지근하게 압박이 느껴졌었다, 안장에서 자꾸 앞으로 밀려나는 느낌도 들었는데 빕 때문에 그런 줄 착각까지 했다. 샵에 방문해서 피팅 받으며, 안장의 앞코를 2도정도 아래로 내리고나니. 간단한 조정이었는데 통증은 사라졌다.
- 앞코 하향: 회음부 압박 감소, 골반 기울기 완화 → 허리 부담 경감
- 앞코 상향: 무릎 고정성 증가, 다만 회음부 압박 증가 주의
요통이 반복되던 시기에는 안장 각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다. 단순히 수평 상태로 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했고, 앞코를 조금씩 내리면서 몸의 반응을 유심히 살폈다. 각도계 없이 조정했기 때문에, 육안과 체감만으로 조절했지만 2~3일 정도의 라이딩을 반복하며 몸에 덜 무리가 가는 위치를 찾아갔다. 그 과정에서 앞코를 내리는 쪽으로 미세하게 조절할수록 허리의 압박이 줄어드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어느 날은 1mm 내린 것만으로도 자세가 안정된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 상태에서의 페달링이 가장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후로는 이 위치를 기준 삼아 유지하고 있다.
라이딩 코스 유형별 세팅을 다르게
로드사이클은 결국 자신의 몸과 자전거가 하나가 되는 과정이다. 그 기준은 자신이 달리는 코스가 평지냐 업힐이냐, 장거리냐 단거리냐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 보통의 평지 코스: 페달링 회전수(RPM)가 높아지므로 안장 약간 높게 세팅 → 허벅지 부담 완화
- 업다운 반복 코스: 파워 기반 업힐 대비, 안장 높이 3mm 낮춤 → 안정적인 힘 전달
- 즈위프트 실내 라이딩: 장시간 고정 자세 유지 → 앞코 하향 필수, 핸들 리치 짧게 설정
매번 조정할 순 없지만, 자주 가는 코스마다 내 세팅 값을 기록해두면 다음 조정이 훨씬 수월하다. 나는 한 달에 한 번씩 각도와 높이를 재점검하고 있다.
통증 유형별 조정 우선순위
통증 위치에 따라서 안정 높이하는 순서를 정리했다. 아래표를 참고해서 현재 세팅과 비교해 보자.
통증 위치 | 1순위 조정 | 2순위 조정 | 3순위 조정 |
---|---|---|---|
허리 통증 | 안장 높이 재조정 | 안장 각도 하향 | 핸들 높이 상향 |
무릎 앞 통증 | 안장 낮춤 | 페달 위치 점검 | 클릿 위치 조정 |
무릎 뒤 통증 | 안장 높임 | 스트레칭 부족 보완 | 크랭크 길이 고려 |
골반 통증 | 좌골 위치 확인 | 안장 중심 오프셋 조정 | 페달 강도 조절 |
허리 통증이 반복되는 상황이라면 스트레칭으로만 풀기보다는 안장 각도부터 체크해보는 걸 추천한다. 엉덩이 안쪽 회음부가 눌리는 사람은 더더욱 조정이 필요하다.
자전거 안장 각도에 따른 효과
아래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주요 효과를 정리한 표이다.
안장 각도 | 장점 | 단점 |
---|---|---|
수평 (0도) | 체중 분산 균형, 장거리 라이딩 적합 | 회음부 압박 가능성 존재 |
앞코 하향 (-1~3도) | 회음부 압박 감소, 공기저항 완화, 골반 기울기 안정화 | 안장에서 미끄러짐 가능성 |
앞코 상향 (+1~2도) | 무릎 고정성 향상, 언덕 주행 시 유리 | 회음부 압박 증가, 전방 하중 집중 |
자전거 종류에 따른 안장 각도 세팅
자전거 종류별로 권장되는 안장 각도도 차이가 있다. 자전거 형태에 맞는 기본 세팅은 아래와 같다.
자전거 종류 | 주요 특징 | 권장 안장 각도 |
---|---|---|
에어로 바이크 | 전방 기울기 큼, 공기저항 최소화 우선 | -2도 ~ -3도 앞코 하향 |
엔듀런스 바이크 | 장거리, 편안한 포지션 중심 | -1도 ~ 0도 수평 유지 |
그래블/투어링 바이크 | 업힐/다운힐 혼재, 안정성 중시 | 0도 또는 +1도 상향 조정 |
내 경우에는 거스토 듀로(에어로)는 -2도, 비앙키 임풀소(엔듀런스)는 -1도로 세팅했을 때 허리와 골반이 가장 편안함을 느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전거 종류와 신체사이즈를 고려해서 안장 각도를 조절해보는 것을 권한다.
안장 높이와 각도! 무시해서는 안된다
내가 안장을 세팅하면서 생긴 교훈은 수치는 참고라는 것이다. 아무리 제안된 공식이 정확하다 해도, 내 몸이 불편하면 필요없어 진다. 다시 세팅해야 되는 상황인거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회복보다 예방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라이딩 중 통증 때문에 자전거를 멀리하게 되지 않도록, 잠깐 이라도 시간내어 관리해보자. 작은 변화지만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