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낙차, 그 순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자전거를 타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낙차를 겪게 된다. 그 순간 당황하지 않고 적절하게 대처하려면 미리 알고 있어야 하는 사항들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큰 낙차사고 없이 10년 정도 운 좋게 타고 있지만 가벼운 낙차를 겪으며 체득한 경험과 사고 직후의 행동 요령이나, 자주 발생하는 부상과 응급처치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안전한 라이딩을 위해 꼭 필요한 내용이다.


낙차, 그날은 평범한 일요일 오후였다

새솔동에서 오이도로 가는 시화호 구간은 몇 년 전까지 만해도 여러 공사로 도로가 미개통로로 되어있어 비교적 안전하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었다. 주말 오후에는 사람이 적어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어서 새벽시간이외에도 자주 나가는 편이었다. 미개통로라 차도 없고 해서 너무 느슨한 생각이었는지 속도계 모드 조정하면서 도로 중앙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아주 천천히, 그러다 갑자기 딸깍 걸리는 소리와 함게 붕 뜨면서 도로 중간에 나자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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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행히 헬멧이 땅에 닿지도 않았고, 저지 어깨쪽만 찟어진 정도 였다. 살살 일어서서 뒤 돌아보니 중앙차로 중간에 네모난 경계석이 보였다. 큰 크기는 아니었지만 로드 바퀴로는 넘지 못하고 자빠진 것이다. 사소한 방심이 하마터면 큰일 치를 뻔한 일이 었다. 크게 다친건 아니었지만 집에 복귀할 때 까지 손바닥과 어깨의 얼얼함과 사고로 인한 과민 반응이 생겨 맥없이 축늘어져 왔던 기억이 있다. 


낙차 직후, 반드시 확인해야 할 3가지

크게 다친 것은 아니지만 돌이켜보면 자신이나 주변사람이 다시 이런 사고가 난다라고 가정한다면, 꼭 기억해야 될 사항이 있다.

1) 의식과 움직임 확인

넘어진 직후, 충격이 없더라고 머릿속이 순간 하얘진다. 곧바로 정신을 다잡고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 몸을 움직일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절대 서두르지 않고, 그대로 자세를 낮춰 천천히 움직이며 몸 상태를 살피고, 통증이 심하거나 어지러우면 누운 상태에서 주위를 살펴야 한다.

2) 주변 교통 상황 파악

정신을 추스른 후에는 주변 차량이나 다른 라이더의 움직임을 살펴야한다. 내가 넘어진 위치가 미개통로였지만 일반 도로나 자전거도로 한복판이었다면, 자전거를 그대로 둔 채 몸만 먼저 도로 가장자리로 옮겨야 한다. 자칫하면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도로 상황에 보고나서 자전거를 따로 이동시키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3) 도움 요청하기

단독 라이딩이었고 통증이 있다면 119에 연락했을 것이다. 도움을 받으려면 먼저 짧고 정확하게 내 상태를 말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주변에 누군가 있다면 도움을 청하는 게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자주 발생하는 낙차 형태, 알고 있으면 피할 수 있다

  • 미끄러짐 (36.9%): 비나 이슬에 젖은 노면, 낙엽, 심지어 도로 위 표시선도 위험 요소다.
  • 물체에 걸려 넘어짐 (23.7%): 공사 구간, 노면 이음새, 도로와 보도의 단차, 포트홀 등은 사고나기 딱 좋다.
  • 차량과의 충돌 (15.2%): 출퇴근 시간대 도로 위에서 조심해야 한다.
  • 다운힐 낙차 (6.3%): 고속으로 달릴수록 반응 시간은 줄어들게 된다. 앞 브레이크의 과도한 사용은 절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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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차 시 흔한 부상과 응급처치

찰과상

찰과상 부위에는 흙이나 모래가 그대로 묻어 있는 경우가 많다. 피부가 벗겨진 채로 도로 위를 스치게 되면, 미세한 입자들이 상처에 파고든다. 이 상태로 방치하면 염증으로 이어지니, 되도록 빨리 깨끗한 생수나 식염수로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흐르는 물이 가장 좋고, 없을 경우에는 물티슈나 응급 키트 내 생리식염수로도 대응이 가능하다. 씻어낸 후에는 상처를 건조시키기보단 습윤 상태를 유지하는 드레싱 패드를 붙이는 것이 회복에 효과적이었다. 드레싱은 하루에 한두 번 정도 교체하면서 상처 주변의 발적, 고름 유무 등을 관찰해야 한다.

타박상 및 염좌

타박상이나 염좌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움직임을 멈추고 부위의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다. 통증이 심하거나 부기가 있는 경우, 해당 부위를 무리해서 움직이지 않고 최대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그다음 얼음을 수건에 감싸 찜질하는 방식으로 붓기와 통증을 가라앉히고, 부위를 헝겊이나 압박붕대로 감싸 고정해야한다. 너무 세게 조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심장에서 높게 위치시키면 혈류가 줄어들어 붓기가 덜하게 되니 알아두자.

골절

골절은 낙차 사고 중에서도 흔히 발생하는 부상이다. 취약한 곳이 손목, 쇄골, 어깨 관절 부위이다. 낙차 시 땅에 직접 닿기 쉬운 부위라 특히 위험하다. 골절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절대로 손상 부위를 움직이려 해서는 안 되고, 먼저 충격 부위를 가능한 고정시키고, 119나 주변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정할때는 헝겊이나 헤어밴드, 튜브 등으로 부목처럼 감싸는 방식으로 실시하면 된다. 초기 처치를 잘하면 회복이 훨씬 수월할 수 있다.

두부 손상(뇌진탕 등)

사고 직후 구토가 이어지거나 눈앞이 흐릿해지는 느낌,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느낌이 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뇌진탕은 겉으로 드러나는 외상이 없을 수도 있으므로 헬멧을 착용했더라도 두통이나 졸림 증세가 생긴다면 반드시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 

 


낙차를 예방하는 라이딩 습관

1) 장비는 생명줄이다

  • 헬멧: 눈썹 위 1~2cm 간격으로 착용, 헬멧 교체 주기는 3년.
  • 장갑: 손바닥 보호, 미끄럼 방지.
  • 라이트류: 야간 및 터널에서 생명선. 밝기 500루멘 이상 추천.

2) 출발 전 점검은 기본이다

  • 타이어 공기압: 최대 공기압의 80% 유지.
  • 브레이크: 앞뒤 독립적으로 작동되는지 확인.
  • 체인 상태: 늘어짐이나 녹, 기름칠 여부 점검.

3) 사고 다발 시간·계절 피하기

  • 오후 4~6시, 오전 8~10시: 교통량 많고 피로 누적 시간.
  • 5~7월: 날씨가 좋아져 자전거 이용 증가로 사고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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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이후, 해야 할 것들

119 신고 시 유의사항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구조 요청을 위해 위치를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 자전거도로에는 일정 간격으로 표식이 설치되어 있다. 도로의 전봇대에도 위치 표식이 붙어있다. 사고 지점 근처에 있는 이 표식을 확인하고 119에 알리면, 구조대가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도착할 수 있다.

구조 요청 시에는 사고자의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우선 의식이 있는지 여부를 말하고, 피가 나는 부위가 있다면 어느 쪽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사고가 혼자서 넘어진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나 차량과 충돌했는지도 중요한 사항이다. 그리고 실시한 응급처치가 있다면 어떠한 처치를 했는지 간단하게 전달해서 구조대의 후속 조치에 도움이 되게 해야 한다.


사고는 막을 수 없다,하지만 피해는 줄일 수 있다

낙차를 겪고 나서 한동안은 잔뜩 긴장한채 라이딩에 임했던 적이있다. 지금은 라이딩전 항상 타이어 공기압과 브레이크 작동 상태, 라이딩갈곳의 도로체크등 다양한 방법으로 인지하고 나가는 편이다. 예전에는 자주 생략하던 과정들이 이제는 습관처럼 되어 버렸다. 실내에서는 즈위프트를 활용한 훈련을 꾸준히 하면서 페달링 자세와 상체 균형을 잡는 데 집중하는 편이다. 실외 라이딩 할때는 주변 차량의 움직임, 보행자 동선, 도로의 굴곡까지 먼저 살피게 되었다. 속도를 내기보다는 길의 흐름을 읽고 대응하는 것이 훨씬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사고를 완벽히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피해를 줄이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 장비 착용, 꾸준한 점검, 교통법규 준수,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몸 상태를 늘 인지하는 것. 이 사항만 지켜도 항상 즐거운 라이딩이 될 것이다.

국토종주 완주를 위한 나만의 체력 훈련 루틴, 16주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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