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탈까 함께 탈까, 그룹 라이딩! 솔로 라이딩! 라이딩 초보이면 더 고민 되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단 초보만이 아니라 라이딩을 즐겨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게 되는 고민거리다. 하지만 오히려 목적만 명확하다면 선택이 쉬워질 수 있다. 자전거를 타는 방식에 따라서 체력을 사용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그로 인해서 얻게 되는 경험과 위험 요소 또한 크게 달라지게 된다. 특히 로드사이클 주행시 혼자 달릴 때와 여럿이 함께 팩을 구성해서 탈 때의 조건이 명확하게 나뉘게 된다. 앞에서 바람을 막아주는 사람이 있는가 없는가, 중간에 멈출 수 있는 여유가 있는가 없는가,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도와줄 사람이 있는가 등, 실제 라이딩할 때 발생하는 현실적인 요소들이 전혀 다르게 작용한다. 혼자 타는 주행과 그룹 라이딩이 각각 어떤 방식으로 다가왔는지 풀어보며 장단점을 적어보고자 한다.
그룹라이딩의 매력, 드래프팅의 위력
그룹으로 타면 라이딩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 앞쪽에 선 사람이 맞는 바람을 뚫어내는 만큼, 그 뒤를 따르는 사람은 에너지 소모가 줄어드는 느낌을 받는다. 세 명 이상이 줄지어 달릴 때부터는 확실히 다르다. 같은 거리를 달려도 체력 고갈 속도가 훨씬 더디다. 평균 시속 30km를 넘는 속도로 달릴 때는 이 효과가 더 뚜렷하게 느껴지며, 오르막보다 평지 구간에서 더 크게 작용한다. 대부도 해안도로를 달릴 때 바람이 심한 날이면, 앞사람 뒤에 붙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는 다리 전체에 바로 전해진다.
혼자 타는 경우는 내내 바람을 정면으로 받아야 한다. 라이딩 거리나 코스 난이도에 따라 그날의 리듬이 결정되기도 한다. 속도를 억지로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페이스가 고르게 유지되고, 계획했던 거리까지 꾸준히 달리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가장 일반적으로 주말 아침, 시화호 둘레를 따라 40km 정도를 조용히 달리고 나면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유독 그런 날에는 ‘혼자 타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안전성의 기준은 다르다: 충돌 vs 고립
그룹 라이딩시에 앞뒤 자전거 간격이 너무 좁아지면 앞사람의 타이어와 뒷사람의 타이어가 닿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뒷사람은 중심을 잃고 그대로 넘어지는 일이 종종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그 넓은 시화방조제 구간에서 6명이 함께 타다가 중간에 있던 라이더가 브레이크 타이밍을 놓쳐 두 명이 연달아 낙차한 적이 있었다. 정말 소리 지를 틈도 없이 간발의 차로 일어난 일이었다. 몇 번 사고가 있으니 그룹라이딩 보다는 솔로라이딩 위주로 하지만, 친구들이나 간혹 팩라이딩 하게되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앞에서 장애물이 보이면 반드시 수신호를 통해 전달하는 습관을 챙기게 되었다. 주행 중 그룹 안에서 서로 목소리를 내고, 한 명이 급정지하거나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일이 없도록 그룹 내 모두가 긴장을 놓지 않아야 한다. 초보자라면 속도보다 안정감 있는 주행이 우선시 되야 한다.
반면 혼자 탈 때는 모든 상황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든, 도로에 이상이 생기든, 펑크가 나든, 전부 알아서 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출발 전부터 전체 코스를 미리 확인하고, 중간에 쉴 곳이나 정비 가능한 지점이 어디인지 파악해두는 것이 기본이다. 스마트폰 충전 상태, 보조배터리 준비, 연락 가능한 상황 유지, 그리고 최소한의 펑크 수리 도구나 여분의 튜브는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스템바에 쿼드락과 같은 핸드폰 지지대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거추장스럽더라도 안전과 편의성을 고려해서 주행해야 한다.
목적에 따른 선택: 훈련인가, 힐링인가
그룹 라이딩이 어울리는 경우:
- 고강도 체력 향상: 앞사람과의 간격을 유지하며 달리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강도가 올라간다.
- 주말 여가: 동호회 활동, 친목 도모, 팀복 맞춰 입고 궁평항 인증샷까지. 단체 라이딩은 하나의 이벤트다.
- 기록 갱신: 서울-속초, 오천 자전거길 등 장거리 도전은 그룹 지원이 체력 소모를 크게 줄여준다.
솔로 라이딩이 어울리는 경우:
- 출퇴근/평일 훈련: 시간 제약이 있을 땐 내 페이스로 조용히 달리는 것이 최적이다.
- 정신적 회복: 자연 속에서 나만의 속도로 달릴 수 있어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하다.
- 기술 습득/개인 루틴: 보급 타이밍, 케이던스 조절, 코너링 등을 반복 훈련하기에 적합하다.
초보자를 위한 단계별 추천
라이딩 경력 | 그룹 비중 | 솔로 비중 | 주안점 |
---|---|---|---|
1개월차 | 0% | 100% | 자전거 조작, 교통법규 학습, 기본 컨트롤 |
2~3개월차 | 20% | 80% | 수신호, 거리 유지, 그룹 라이딩 매너 습득 |
4~6개월차 | 40% | 60% | 드래프팅 적응, 중거리 라이딩 도전 |
1년 이상 | 유동적 | 유동적 | 목적에 따른 혼합 운영 |
라이딩 거리별 추천 방식
거리 | 추천 방식 | 이유 |
---|---|---|
10~20km | 솔로 90% | 초보자, 기술 연습, 시간 효율성 |
40~80km | 그룹 85% | 드래프팅 효과 시작, 지루함 방지 |
120km 이상 | 그룹 95% | 체력 보존, 안전 확보, 보급 편리 |
장거리 솔로 라이딩 경험담
2022년 가을, 강릉에서 고성까지 동해안 자도 일부 구간을 1박 2일 일정으로 달린 적이 있다. 첫날에는 강릉 고속터미널을 시작으로 고성 송지호 해수욕장까지 88km, 다음 날은 반대편 코스로 총 160km에 달하는 거리였다. 출발 전날에는 코스를 꼼꼼히 다시 확인했고, 비상용 튜브와 공구, 방수 장비까지 모두 챙겼다. 고속버스에 자전거를 실어 강릉 고속터미널까지 점프하여 시작된 라이딩, 처음 가보는 구간이었고 일반도로 주행과 자전거도로가 뒤섞여 여간 신경이 가는 게 아니었다. 동해에서 불어오는 측풍은 균형잡기는 물론 체력까지도 빠르게 갉아먹었다. 거리상으로는 멀지 않았지만 첫 날 100km 이상 라이딩한 것처럼 녹초가 되었다. 바람 방향이 바뀌어 페이스 유지에 어려움이 생기고, 펑크가 한 번 났을 때는 해수욕장 벤치에 앉아 땜빵하느라 20분가량 널부려진 적 경험도 있었다.
솔로 라이딩으로 더 지치긴 했지만 목적지에 도착해서 해수욕장의 바닷물에 발을 담그니 너무나 후련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도 없었고, 기록을 공유할 대상도 없었지만, 가슴 한가운데 무언가 뚫리는 듯한 해방감이었다.
팩라이딩을 즐겨하는 편은 아니지만 동네에서 알게된 주말라이딩 모임 분들과의 라이딩은 확실히 속도가 빨랐다. 앞 선 사람 뒤에서 주행하여 드래프팅 효과를 얻어 체력적으로도 덜 쳐지고, 뭔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톱니처럼 주행한다. 그만큼 자유롭게 멈추거나 경치를 둘러보는 여유는 없다는 걸 느꼈다. 그룹 특성상 정해진 속도와 흐름을 맞추는 것이 우선이 되기에 고수가 아닌이상 감성적인 라이딩은 잊어야 했다.
항목 | 그룹 라이딩 | 솔로 라이딩 |
---|---|---|
에너지 소모 | 낮음 (드래프팅) | 높음 (자체 대응) |
속도 유지 | 일정, 빠름 | 페이스 조절 가능 |
안전성 | 충돌 위험 존재 | 고립 리스크 존재 |
사회성 | 높음 (대화, 협동) | 없음 (개인 중심) |
자유도 | 제한적 | 높음 |
훈련 적합성 | 고강도 적합 | 기술 반복, 집중 훈련 적합 |
사진/풍경 감상 | 제약 있음 | 자유롭게 가능 |
피로도 | 분산 가능 | 전부 감당해야 함 |
혼자와 함께, 목적에 맞게 선택하자
타는 방식 하나로도 몸의 피로도, 감정의 흐름, 사고에 대한 준비가 달라진다. 한참을 타다보니, 어떤 방식이 더 낫다고 말하기보다는 당장의 라이딩 목적이 어떤 방식이 어울리는지를 보는 쪽이 훨씬 낫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혼자 타며 체력을 다지고 감각을 익힌 뒤,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면 그룹과 함께 달리는 경험을 해보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된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은 경험들이 모여 자신 만의 라이딩 습관이 되고, 매주 그날의 몸 상태와 라이딩 목적에 따라 혼자 또는 여럿과 함께 달리는 방식을 정하게 될 것 이다. 어느 한 방식에 고정되지 않게, 내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게 더 즐거운 라이딩을 오래 즐길 수 있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이 있다.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다.
- 헬멧은 무조건 착용한다.
- 핸들은 항상 양손으로 잡고, 불규칙한 브레이크를 삼간다.
- 그룹에서는 수신호를, 솔로에서는 연락 가능 수단을 꼭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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