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처음 시작했을 때는 페달이 이렇게 까지 중요할 줄 몰랐다. 그저 발 올리고 밟으면 되는 부품 쯤으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며 더 빨라지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평페달에서 현재 클릿페달로 바꿔서 라이딩을 즐기고 있다. 생각보다 페달 선택과 세팅이 쉽지 많은 않았던 기억이 있어서, 자세하게 정리해본다.
페달, 고르기 전에 꼭 알아야 할 4가지
1) 어떤 라이딩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자주 달리는 코스는 안산, 화성 평지 구간이 주를 이루지만, 해안가 특성상 맞바람이 심한 날엔 페달을 제대로 꽉 눌러주지 않으면 속도가 뚝 떨어진다. 긴 거리를 꾸준히 달릴 때는 안정적인 체결력이 중요한데, 이럴 때는 로드용 클릿페달이 힘을 더 잘 받아준다. 그에 반해, 정차나 하차가 자주 필요한 환경에선 탈착이 쉬운 SPD 계열이 더 편한 것 같다. 결국 자신이 주로 타는 라이딩 환경과 코스를 고려해서 처음에는 평페달로 해보고 그 뒤 기능성 페달을 고르는 편이 낫다.
2) 신발이 바뀌면 페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처음 클릿 슈즈를 신었을 때는 멋지긴 한데 운동화와 다르게 발 위치가 고정되어 버리니 무릎이나 허벅지 위쪽에 부담이 왔었다. 2~3회 라이딩을 거쳐서 슈즈 밑창의 클릿 위치를 조심스럽게 조절하며 애먹은 기억이 생생하다. 페달의 기능을 생각해 보면 신발과 페달이 하나의 세트로 조율해야 하는 장비인데 너무 급하게 덤빈 것이다. 클릿 위치를 제대로 맞추지 않으면 무릎, 고관절, 발가락, 종아리 어디하나 부담가지 않는 곳이 없다. 처음부터 세팅 할 때 발가락과 무릎의 움직임을 계속 체크해가며 타는 습관이 필요하다.
3) 처음시작한다면? 평페달로 시작하는 것이 부담 없다
클릿페달은 페달링의 효율을 확실히 끌어올려주긴 한다. 하지만 처음 접하는 입장에선 장점보다 단점이 먼저 느껴질 수 있다. 처음 SPD 클릿페달을 쓸 때는 멈출 때마다 뒤꿈치를 비트는 동작이 잘 안 돼 몇 차례 자빠지기도 했다. 급하면 무조건 자빠진다. 익숙하지않다면 평페달이 이런 실수를 방지하기에 적절하다. 특히 교차로나 자전거 신호가 잦은 시내 구간에선 장점이 많게 느껴진다. 주행,정차에 대한 적응이 어느 정도 되고 나면 그때 로드용 클릿으로 넘어가도 늦지 않을 것이다.
4) 정비와 유지관리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클릿페달을 장착하면 주기적인 점검과 정비가 필요하다. 클릿 마모 상태, 장력 조정, 페달 베어링의 부드러움 등을 정기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비 오는 날이나 먼지가 많은 코스를 주행한 후엔 윤활 처리를 해줘야 안정감있는 체결 상태가 유지된다. 반면에 평페달은 한 번 설치하면 거의 손 댈 일이 없기 때문에 유지보수에 시간을 쓰기 싫은 사람이라면 부담이 적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건 효율 면에선 차이가 있으니 자신의 라이딩 성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페달의 타입별 비교
평페달 (플랫페달)
- 사용 기간: 로드 입문 초기 1년 간 사용
- 장점: 운동화만 있으면 바로 탈 수 있어서 부담이 없었다. 가볍게 하는 동네 라이딩엔 최고다. 초보 라이더에게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바로 탈착의 자유 때문. 위급 상황에서 몸이 먼저 움직일 수 있어서 안정감이 있다.
- 단점: 고속으로 페달링 할 때마다 발이 자꾸 튕겨나가게 된다. 살짝 오르막에서 댄싱이라도 하는데 페달에서 발이 미끄져, 그대로 우뚝 선 기억이 선하다.
토클립 페달
- 사용 경험: 지인 MTB에서 짧게 경험함
- 생소한 구조로 클릿페달 입문 전에 느낌 잡기에 좋은 것 같다. 클립에 발을 넣는 게 조금 번거롭긴 하지만, 고정감이 있어서 속도 붙는 느낌이 다른 편이다. 클립을 뒤집어서 평페달처럼도 탈 수 있는 구조는 장점인듯. 많이 사용해보진 않아서 여기 까지 하겠다.
MTB 클릿페달 (SPD)
- 사용 기간: 지인의 경험담으로 하겠다
- 장점: 오프로드나 시골 공도, 거센 바람 부는 곳에서도 안정적인 체결이 강점이라고 한다. 걸어서 이동하는 구간이 많을 때도 클릿슈즈 바닥이 고무여서 걷기도 어렵지 않다고 한다.
- 단점: 로드에서 사용하면 접지면이 작아 힘 전달이 분산되는 느낌들고, 속도를 올릴 때 로드가 지나쳐가면 왠지 손해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풉!
로드 클릿페달 (SPD-SL)
현재 사용 중인 세팅: 야외 주행과 즈위프트 실내에서 사용 (8년이상) 시마노 PD-R7000 + SH-12 파란색 클릿
파란 클릿은 노란 클릿보다 움직임 범위(플로트)가 작아, 페달링 중 무릎의 흔들림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노란 클릿을 5년 정도 사용했는데, 힘전달에 집중하고 싶어서 파란색으로 변경하게 되었다. 실제로 평지구간 기준으로 50km 라이딩에서 평균 속도가 기존보다 1.5~2km/h 가까이 높아졌고, 댄싱할 때 불안정함이 확연하게 줄어 들었다. 기본적으로 클릿 위치 세팅과 무릎 정렬이 제대로 되어 있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적응 기간에는 무릎에 부담이 오기도 했지만, 클릿 각도를 조금씩 조정하며 내게 맞는 위치를 찾아가다 보니 점점 자연스러워졌고, 클릿 슈즈에서 클릿까지의 거리나 발끝 각도도 세밀하게 조정했더니 불편함도 거의 사라졌다.
단점이라면, 노란 클릿보다 탈착이 뻑뻑한 편이라 초보자라며 적응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다. 특히 장력이 높은 상태에서는 탈착 시 쉽게 당황할 수 있으니, 장력은 반드시 약하게 시작하고 연습을 충분히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하차시에는 또깍또깍 소리로 SPD-SL 특유의 불편함이 있는데 처음엔 그냥 감수하고 다니다가, 지금은 정차시 클릿밑창에 끼우는 고무덮개(온라인 구입가능)를 착용해서 MTB클릿페달과 같은 효과를 보고있다.
추천 페달 브랜드와 모델 체험 리뷰
시마노 Shimano
PD-R7000 모델을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가성비와 내구성, 부품 구하기 쉬움까지 삼박자가 맞는다. 장력 조절 범위가 넓고 체결감이 탄탄해서 입문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실내 스마트로라에 체결된 비앙키에도 같은 페달을 쓰고 있는데, 부드럽고 튼튼한데 고장 한 번 없다. 비추천할 이유가 없다.
룩 Look
KEO 시리즈는 디자인과 무게에서 시마노보다 우위인 것 같다. 하지만 후기들을 보면 클릿 내구성이 약하고 교체 주기가 짧다는 점은 고려해야 하겠다. 감각 적인 디자인을 선호한다면 분명 매력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크랭크브라더스 Crankbrothers
에그비터를 사용해본 적은 없지만, 커뮤니티등에서 동계용 페달로 자주 추천하는 모델이다. 진흙이나 눈에서도 탈착이 쉬운 구조라 사계절 라이딩을 하는 사람에게 적합해 보인다. 캔디, 말렛 모델은 그래블 라이더들 사이에서 인기라고 한다.
클릿페달 설치 팁과 장력 조절 노하우
설치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방향’이다. 좌우 나사산 방향이 다르다. 나는 첫 설치 때 반대로 돌려서 크랭크 나사산 일부를 망가뜨린 적 있다. 토크렌치가 있으면 좋고, 없다면 감으로 조일 땐 ‘과하게’ 말고 ‘확실하게’ 정도로 돌려주면 된다.
장력 세팅 팁
- 입문자는 가장 약하게 세팅을 권한다!
- 연습 후 점점 조이며 적절한 클릭감 찾는게 포인트다
- 실내 고정 자전거가 있다면 탈착 연습 필수, 없더라도 클릿슈즈를 신고 탈착하는 연습을 하자
클릿 슈즈 밑창에 클릿 설치도 중요하다. 엄지발가락 마디보다 약간 뒤쪽에 클릿 중심을 맞추는 게 기본이라 하는데, 무릎 통증이 느껴진다면 발끝 각도를 조정해보는 것이 좋다.
페달링 문제해결 실전 팁
“클릿이 너무 안 빠진다”
장력이 너무 강하다며, 스프링 나사를 반 바퀴씩 풀어줘야 한다. 윤활제 한 방울도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자꾸 헐거워서 빠진다”
클릿밑창이 닳았거나, 페달 스프링이 늘어났다면. 클릿을 먼저 점검하고, 이상 없으면 페달을 점검해 봐야한다.
“클릿이 안 걸린다”
위치를 잘못 맞췄거나, 페달 각도가 안 맞을 수 있다. 페달을 6-8시 방향에 놓고 발끝을 먼저 밀어서 클릿 밑창이 걸리게하고 뒤꿈치를 꾹 눌러주자.
“탈착 타이밍을 놓친다”
경험에 비추어볼때 멈추기 50m 전엔 무조건 클릿을 먼저 빼놔야 허둥데지 않을 것이다. 신호등 앞이나 한강고수부지라면 더더욱 미리미리. 너무 늦으면 분명 넘어진다.
페달 신중하게 선택하자
초창기 자전거를 타다 보면 ‘부품 하나가 뭐그리 중요할까’ 싶었던 생각을 했었다. 지금에는 그런 생각이 쏙 들어갔다. 페달처럼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부품이지만, 막상 바꿔보면 라이딩 전체의 흐름이나 감각이 달라지는 걸 체감하게 된다. 처음에는 무조건 편한 걸 찾았고, 그 다음은 효율을, 결국엔 나에게 맞는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라이딩 입문자라면 굳이 최고급 장비를 고집할 필요 없이, 자신의 체형과 주행 스타일에 맞는 세팅을 먼저 찾는 것이 더 중요하고, 중급 이상이라면 체결력, 플로트 범위, 무릎 각도까지 고려해서 조금 더 섬세한 조정을 시도해 봄직하다. 작은 페달 하나가, 라이딩의 퀄리티를 결정짓는 크고 묵직한 요소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