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을 하다 보면 크고 작은 부상이 생기기 마련이다. 라이딩 할 때 주로 생기는 부상의 원인을 하나 씩 되짚으며 체득하고 자료도 찾아보며 노하우가 생기게 되었다. 찰과상, 손목 통증, 골절처럼 반복되는 부상이 잘못된 자세와 방심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경험하며 알게되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타나는 부상의 경향이나 부위도 다르고, 안전 장비와 주행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몸으로 체득하게 되었다. 라이딩이 매번 만족스럽고 평온하면 좋게지만 안그럴때도 있지 않은가! 시행착오와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한 라이딩을 위해 실천 가능한 방식을 정리해 보았다.
흔하지만 방심하기 쉬운 부상들
가장 흔하게 당하기 쉬운 부상이 찰과상일 것이다. 클릿슈즈에 익숙하지 않던 시절 연습하다가 두 차례 제자리에서 넘어져 찰과상을 입은 적이 있는데 대부분 낙차할 때 찰과상이 생기기 쉽다. 손바닥과 팔꿈치에 쓸린 상처는 금세 아물었지만, 빠른 주행에서 낙차했다면 이 정도로 끊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실제 라이딩 중 가장 흔한 부상은 의외로 단순한 표피 손상이라고 한다.
유형별 부상 발생률
찰과상, 열상, 혈종이 전체 부상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그 다음으로 골절(26%), 타박상(19%), 머리 부상(16%) 순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도로에 낙차 시 손을 먼저 뻗는 사람의 위기 대처 습성 때문에 상지(팔, 손목, 손) 부상이 46.5%에 달한다고 하니 기억해둘 만하다.
급성 부상과 과사용 부상, 성격이 다르다
자전거를 타면서 겪은 부상들은 대체로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사고로 인해 갑작스럽게 발생한 외상이고, 둘째는 오랜 시간 반복된 움직임 속에서 잘못된 자세가 누적되어 생긴 통증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는 도로에서의 낙차나 충돌처럼 외부 상황에 의해 발생하고, 후자는 핸들바나 안장이 피팅되지 않았거나, 내 자세가 틀어졌을 때 발생한다.
- 급성 부상 : 급성 부상은 실제 라이딩 중에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발생하는 부상을 말한다. 대부분의 급성 부상은 낙차나 다른 자전거와의 충돌, 노면의 모래나 포트홀 같은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면서 생긴다. 사람이 많거나 도로 폭이 좁은 한강 고수부지의 자전거 도로와 같은 구간에서는 이런 위험이 훨씬 커지게 된다.
- 과사용 부상: 과사용 부상은 내가 스마트 로라 훈련을 할 때나 날을 잡아 긴 시간 라이딩을 했을 때 생기는 문제들이다. 즈위프트에 적응 되기전 1시간 넘게 타고 난 후 손목과 손가락이 저려오기 시작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고, 5~6시간 100km 이상 무리하게 장거리 라이딩 했을때 무릎 통증이 왔었다. 이유는 안장의 위치가 너무 낮았고 핸들과의 거리도 멀어서 더 쉽게 통증이 오게 되었다. 허리에 묵직한 통증이 올라오고고, 목과 어깨는 근육이 경직되어 뻣뻣해지는 건 장거리 라이딩 할 때면 따라오던 증상이었다. 이 모든 통증이 자세가 잘못됐거나 세팅이 맞지 않아서 생긴 것이었고, 피팅 후에는 스트레칭과 병행하면서 점차 나아지게 되었다.
몸의 작은 통증도 참으면 안된다
실제로 67%의 라이더가 통증이 있어도 계속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 역시 라이딩 하다 살짝 시큰 거리거나 뻐지근해 지는 증상은 가볍게 무시하고 계속 타다 결국 정형외과에 단골이 되어 버렸다. 통증은 몸이 보내는 신호라는 것을 작은 신호일 때 캐치해야 된다.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부상 패턴
라이딩 사고로 인해 부상은 주로 젊은층에서 많이 일어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40대가 되고 나서부터는 다름을 느낀다. 회복 속도도 느려지고, 통증이 한 번 생기면 쉽게 사라지지 않게 되었다. 예전보다 더 조심스럽게 타게 되고, 장비와 자세에 신경 쓰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 10~14세: 머리 부상이 압도적으로 많다 (46.6%)
- 15~39세: 상지 부상 비율이 가장 높다 (팔, 손목, 손)
- 40대 이상: 과사용 부상과 골절 위험이 증가함
60대 이상 연령층은 낙상 시 회복이 오래 걸리고, 골다공증과 같은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골절의 중증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몸의 조건’을 고려한 맞춤 라이딩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체감하게 된다.
가장 강력한 예방책! 헬멧과 보호대
자전거 부상의 절반은 올바른 보호장비만 착용해도 막을 수 있다는 말! 무조건 맞다. 헬멧 하나만으로도 머리 부상을 80% 줄이고, 사망률을 93% 감소시킨다고 한다. 라이딩 하다보면 현실은 놀랍게도 헬멧 착용률이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보여진다.
‘동네 한 바퀴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헬멧 없이 타기도 한 어린 시절도 있지만, 지금은 짧은 거리라도 무조건 착용한다. 사고는 예고 없이 오는게 맞다. 그리고 장갑 정도는 함께 착용해야 한다. 무릎 보호대, 팔꿈치 보호대는 과할 수 있지만 초보라이더나 아이,고령층의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착용하는게 도움이 될 것이다.
라이딩 자세, 피팅이 곧 예방이다
라이딩 하다 보면 몸이 먼저 반응하게 된다. 장거리를 달리면 무릎부터 먼저 신호를 보내오고, 어깨나 허리에도 묵직한 통증이 다가온다. 무릎의 각도가 조금만 어긋나도 라이딩이 끝난 후 회복 시간이 길어지는 증상도 경험했다. 자세가 흐트러질수록 몸이 더 빨리 지치고, 그만큼 부상의 위험도 커지게 된다. 아래 라이딩시 신체 각도만 조정해도 이런 증상은 확연히 줄어 든다.
무릎 각도
150~160도 안장에 앉은 상태에서 페달을 맨 아래 지점(6시 방향)에 위치시킨 후, 발뒤꿈치로 페달을 디디고 무릎을 쭉 편다. 이때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고 약간 굽혀져 있어야 하며, 각도기로 측정하면 대퇴골과 경골이 이루는 각이 150~160도가 되어야 한다.
팔꿈치 각도
150~160도 자전거에 올라 자연스럽게 드롭바나 플랫바를 잡았을 때 팔이 완전히 펴지지 않도록 한다. 팔꿈치를 약간 굽힌 상태에서 각도기를 이용해 위팔과 아래팔 사이의 각을 측정하면 150도에서 160도 사이가 적당하다. 너무 펴지면 충격 흡수가 어렵고, 너무 구부리면 어깨에 부담이 간다.
고관절 각도
55~70도 라이딩 시 상체가 앞으로 숙여진 각도, 즉 허리와 허벅지가 이루는 각도로, 이 각도는 핸들바와 안장의 높이 차에 따라 결정된다. 측정은 옆에서 촬영한 라이딩 자세 사진을 기준으로 허리축과 허벅지 축을 기준으로 계산하며, 이 각이 55~70도 사이면 무리 없이 허리를 숙일 수 있고, 복압이 과도하게 걸리지 않는다.
자전거 부상 예방 체크리스트
아래는 라이딩하기 전마다 반복해서 확인하는 부상 예방 체크리스트 목록이다. 이 정도는 라이딩 전에 점검하면서 크고 작은 사고를 예방하기 바란다.
체크 항목 | 세부 내용 |
---|---|
헬멧과 장갑 착용 여부 | 기본 중의 기본. 헬멧은 머리, 장갑은 손바닥 부상을 막는다. |
라이딩 전 스트레칭 | 고관절, 무릎, 어깨 위주로 최소 5분 이상 실시한다. |
핸들바와 안장 높이 점검 | 달릴 때 통증이 있으면 안장의 각도나 높이가 틀어진 경우가 많다. |
통증 발생 시 즉시 중단 여부 | 참고 타지 않는다. 가벼운 통증이라도 멈추고 원인을 살핀다. |
자전거 주기적 정비 | 2주에 한 번 브레이크, 핸들, 타이어 상태를 점검한다. |
노면 상태 확인 | 모래, 포트홀, 균열 구간은 사전에 숙지하고 대비한다. |
비 오는 날 감속 주행 | 평소보다 20% 이상 속도를 줄이고 급제동을 피한다. |
부상을 줄이는 것도 라이딩의 일부다
라이딩 시간은 내게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자연과 맞닿으며, 내 몸의 컨디션을 직접 확인하고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고 여러 아이디어가 샘소는 시간이다. 이런 시간을 더 길고, 안전하게 누리기 위해선 부상을 ‘운’이 아니라 ‘관리’의 영역으로 끌어와야 한다. 먼저 자신의 라이딩 자세를 찍어보길 바란다. 팔꿈치가 펴져 있거나, 안장도 너무 낮을 수도 있다. 피팅하게 되면 무릎,허리,어깨 통증은 확연히 줄게 될 것이다. 이제 타기 전에 한 번쯤, 안장을 확인하고, 장비를 점검하며, 오늘의 컨디션을 몸에 물어보자. 그것이 즐기는 라이더가 되는 첫 걸음이다.